핸드폰 문자 보내기
개인 명함 관리
 

2017.04.25 [Tuesday]
Seanet 앱 안드로이드 및 아이폰 기기 다운로드 설치,  2016년 6월7일 현재 2,500대 돌파... 앱스토어에서 seanet을 검색하세요.



선박 스케줄
한국 해양사 연구소

◈ 관리자에게 ◈
 


해양문학 
제  목
 컨테이너속의 모형선-3
글쓴이
 스카틀 [ yonghwan-gim@hanmail.net ]  / 2015-05-17  / 
나는 친구의 얼굴만 빤히 바라보았다. 낮에는 자동차부품회사에 다니면서 야간대학원에 다녔는데 처음 들어보거니와 난해한 과제였다. 내가 어리둥절해 하자 그는 종이에다 영어로 NVOCC라고 큼직하게 적은 후 Non Vessel Operation Common Carrier라고 길게 풀어썼다. 배가 아닌 것이 배 역할을 한다는 의미였다. 우린 그때 영어의 의미 속에 배가 육지위로 다닌다는 심오한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상상을 했다. 그는 운하를 상상했지만 나는 바퀴달린 배를 연상했다. 수륙양용차인데 수륙양용선으로 끄트머리 '차'대신에 '선'으로 글자 하나 바꾸면 간단하게 해결된다고 궤변으로 넘기자 그는 농담이 아니다 라고 하면서 추가힌트로서 영어로 Multi-model Transportation System이라고 적은 후 고개를 들어 묘한 미소를 지었다. 곧 닥칠 새로운 시도의 문제접근에도 불구하고 취기가 오른 우리의 눈에 당시의 바다만 보일 뿐 미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나는 소귀에 경 읽는 식으로 흘러버렸다.
두근거리는 설렘을 감추고 배의 긴 사다리를 통해 갑판으로 올라갔을 때의 첫인상은 읍내오일장을 배회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부둣가에 인파가 붐볐다는 사실이다. 사람들뿐만 아니라 기중기와 기적소리들이 나의 고막을 북처럼 두드려 멍하게 만들었다. 높다란 배와 부두창고에서 물건들을 들어 올리고 내리는 작업이 일일이 구간별로 분담되어 숙련공의 손을 거치게 했다. 짐을 세고 무게를 재는 작업복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세금을 물리기 위해 인부들이 풀고 싣는 과정을 몰래 지켜보는 세관들이 이상하게 선원들에게 제일 선망의 대상이자 무서운 존재였다. 이런 복잡한 상황은 나를 모든 면에서 위태롭게 만들었다.
회사에서 배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겨우 일 년을 넘겼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업무도 제대로 익히지 못할 분위기지만 오직 항해술만 칭찬해 준 영감님의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기만 한 어느 날, 영감님은 소문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배가 다른 사람에게 팔려간다며 대뜸 엉뚱한 선장이라는 무시무시하게 들리던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주워들은 소문은 주로 사관식당에서 교환되었다. 그의 상식은 대단히 박식하고 설득력도 풍부했다. 그래서 어느 날 어린이발표처럼 읽듯이 항해술을 언급하다가 선장답지 않는 어설픈 지식탄로도 덮었다.
-하던 일 내팽개치고 배 타려는 사람들이 줄 서있대.
식욕을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듣는 정보는 느낌을 표시하기가 쉬웠다. 씹는 동작을 멈춘다던지 아니면 고개를 숙여도 결례되는 일은 아니었다. 심지어 자기가 먹을 양식을 직접 들고 갑판위로 올라오는 사람들도 있다는 말을 할 때는 특별히 조바심하는 눈치였지만 억양은 제압하는 형식을 취했다. 나와 직접적인 대면을 했을 때도 보자 하니 항해술은 좀 한다고 들었지만 그 정도론 안 된다며 대양항해술을 익혀야 한다고 유독 강조했다. 아무리 선원들이 많아도 연안과 원양을 두루 갖춘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며 마치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하듯 진지하게 실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뜻밖에 나를 화물을 관리하는 일등항해사로 승진시켰다. 물론 선장이 직접 시키지는 않지만 추천 정도는 당연히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선장의 사라짐과 출현은 선내에 파급효과가 컸다. 임금을 못 받을까봐 노심초사하던 성질이 급한 선원들은 전부 자의로 하선에 가담했다. 선장의 교체는 말할 것도 없고 전임 일등항해사도 화물관리 미숙이라는 명분으로 가차 없이 교체되었다. 갑판사관에는 내 만 빼고 전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하선했다. 뿐만 아니라 기관부에도 전기식 기중기 때문에 전기기사만 남고 전부 교체되었고 통신부는 전부 교체했다. 일반선원들 중에서도 거의 반 이상이 바뀌어졌다.
배위에서의 인간관계는 그 만큼 고용에 치중되어 있었다. 전통적으로 조직체제와 직분 및 근로시간이 정해져 있다. 바다위에서 짐을 싣고 푸는 선박운항의 관습은 많은 부분에서 일종의 불문률이다. 안면이라는 사회생활의 친교도 가끔 배위에서도 벌어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 가는 직장이라 때론 보고 싶고 그리울 때도 많다. 나에게 초면인 사환은 예약된 사람처럼 한 지붕아래 동료가 되었다. 그런데 좀 특별하게 머릿속에 입력된 사연은 단도입적인 그의 질문이었다.
-초면? 에잇, 거짓말. 밀려 내려가고 혼자 살아남았는데?
(추후계속...) 제공:(관인)해기핵심 원격지도(문자문의010-3102-3393)
[목록보기] ※ 답변글을 쓰시려면 먼저 로그인 하셔야 합니다.
이 름
비번:


개인정보취급방침    문의 : info@itank.net     ☎ 02-538-5986
Copyright ⓒ 1996-2017 iTANK co.,ltd. All rights reserved.